보도자료 100곳에 보냈는데 기사화 0건, 왜?
"3개월 동안 준비한 보도자료, 기자님들은 왜 답장조차 안 주시는 걸까요?"
지난달 만난 시드 투자를 받은 한 B2B SaaS 스타트업 대표의 첫마디였습니다. 보도자료를 100여 곳 언론사에 발송했지만, 단 한 건의 기사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거죠. 보도자료를 보니 문제가 한눈에 보였습니다.
"○○테크, 중소기업을 위한 혁신적인 인사관리 솔루션 '○○HR' 정식 출시"
이 제목, 뭐가 문제일까요? 문법도 맞고, 회사 입장에선 정말 중요한 소식인데 말이죠. 문제는 이겁니다. 기자에게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
오늘은 프리스콘텐츠가 지난 28년간 언론홍보를 하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왜 우리 보도자료는 기사가 안 되나요?"에 대한 진짜 답을 드리겠습니다.
기자의 책상 위 현실: 하루 200통의 보도자료
먼저 기자의 하루를 이해해야 합니다. 기자 한 명이 하루에 받는 보도자료는 평균 200통(주요 일간지 산업부 기자 기준)입니다. 이 중 실제로 열어보는 건 2030통, 기사로 쓰는 건 35건 정도입니다.
여러분의 보도자료는 200분의 1의 경쟁을 뚫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기자는 어떤 기준으로 메일을 여나요? 답은 단순합니다.
"이 소식이 우리 독자(투자자, 다른 창업자, 일반 대중)에게 의미 있는 정보인가?"
여기서 핵심은 '여러분 회사'가 아니라 '독자'입니다. 기자는 여러분 회사의 홍보팀이 아닙니다. 독자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게 그들의 임무죠.
H2: 뉴스가 되는 3가지 조건: 최초·최대·유일
28년간 기사화 성공률 80% 이상을 유지해온 프리스콘텐츠의 첫 번째 원칙은 이겁니다.
"최초, 최대, 유일 중 하나라도 없으면 보도자료를 보내지 마라"
실전 체크리스트
여러분의 소식을 아래 질문에 대입해보세요.
최초(First): 업계 최초인가? 국내 최초인가? 특정 분야 최초인가?
최대(Biggest): 가장 큰 규모인가? 가장 많은 투자인가? 가장 빠른 성장인가?
유일(Only): 우리만 할 수 있는 기술인가? 유일한 파트너십인가?
하나도 해당 안 된다면?
보도자료를 보내지 마세요. 기자에게 스팸이 되고, 다음에 진짜 좋은 소식이 있을 때도 신뢰를 잃게 됩니다.
Bad vs Good: 실제 사례로 배우는 뉴스 밸류
Bad Case: 뉴스 밸류가 없는 보도자료
제목: ○○테크, 중소기업을 위한 인사관리 솔루션 '○○HR' 정식 출시
본문 요약:
○○테크가 3년간 개발한 인사관리 솔루션 출시
근태관리, 급여계산, 연차관리 등 기능 탑재
"중소기업의 인사 업무 효율화에 기여할 것" (대표 인터뷰)
기자가 이 보도자료를 버리는 이유:
인사관리 솔루션은 이미 수십 개 존재 (차별점 부재)
'혁신적'이라는 수식어만 있고 구체적 증거 없음
독자 입장에서 "그래서 뭐?"라는 질문에 답이 없음
Good Case: 뉴스 밸류를 만든 동일 기업
3개월 후, 같은 기업이 다시 연락을 주었습니다. 이번엔 이렇게 접근했죠.
제목: ○○HR, 출시 3개월 만에 중소기업 500곳 유치...카카오도 도입 검토
본문 요약:
출시 3개월 만에 500개 중소기업 유치 (월평균 167곳, 업계 평균의 3배)
카카오, 네이버 등 대기업이 중소 협력사 관리용으로 도입 검토 중
AI 기반 자동 급여계산 기능으로 인사담당자 업무시간 70% 단축 (자체 조사)
무엇이 달라졌나:
최대(Biggest): 3개월 500곳 유치 = 구체적 숫자로 증명된 시장 검증
유일(Only): 대기업이 협력사 관리용으로 쓴다 = 새로운 사용 사례
독자 관점: 인사담당자 70% 시간 절약 = 독자가 얻는 실질적 이득
결과? 주요 IT 매체 5곳에서 동시 기사화되었고, 그 주에 문의가 300% 증가했습니다.
야마(주제) 잡기: 서비스 출시를 뉴스로 만드는 4가지 전략
"그래도 우린 아직 출시 단계인데, 성과가 없으면 어떡하죠?"
걱정 마세요. 성과가 없어도 뉴스 밸류를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략 1: 시장 데이터와 결합하기
X "○○페이,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
O "편의점 결제 시장 15조 시대...○○페이, 오프라인 특화 간편결제 출시"
시장 규모나 트렌드 데이터를 앞에 배치하면 독자 관심도가 올라갑니다. 기자들은 '맥락'을 좋아합니다.
전략 2: 문제 해결 스토리 강조
X "○○에듀, AI 학습 플랫폼 출시"
O "사교육비 연 26조 시대...'AI 과외' 월 3만원으로 해결한다"
독자가 공감하는 사회 문제를 먼저 제시하고, 여러분의 솔루션을 배치하세요.
전략 3: 차별화 기술 부각
X "○○바이오, 혈액 검사 키트 출시"
O "병원 가지 않고 집에서 30초 만에...국내 최초 '자가 채혈' 키트"
'최초'는 기술적 혁신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허, 국내 최초 도입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하세요.
전략 4: 파트너십·투자 연계
X "○○모빌리티, 전기차 충전 앱 출시"
O "현대차·SK와 손잡은 ○○모빌리티, 전국 1만 곳 충전소 연동 앱 출시"
단독으로 약하면 강한 파트너를 앞세우세요. 대기업 파트너십은 그 자체로 신뢰 신호입니다.
투자 단계별 뉴스 밸류 만들기
같은 '서비스 출시'라도 투자 단계에 따라 접근이 달라야 합니다.
프리시드/시드 단계
뉴스 밸류 전략: 창업자 스토리, 문제의식, 차별화 기술
예시: "네이버 출신 개발자, 육아맘을 위한..."
시리즈 A 단계
뉴스 밸류 전략: 초기 성과(가입자, 매출), 시장 검증
예시: "출시 6개월 만에 MAU 10만 돌파..."
시리즈 B 이상 단계
뉴스 밸류 전략: 시장 점유율, 산업 임팩트, M&A·IPO
예시: "○○, 국내 1위 등극...글로벌 진출"
프리시드 단계에서 "시장 점유율"을 이야기하면 허세로 보입니다. 반대로 시리즈 B에서 "창업자의 열정"만 이야기하면 성장 정체로 비칩니다. 지금 내 단계에 맞는 야마를 잡으세요.
에이전시가 알려주는 '진짜 거절 이유' Top 3
기자들은 거절 이유를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읽씹할 뿐이죠. 하지만 프리스콘텐츠는 기자들과 매주 커피를 마시며 솔직한 피드백을 듣습니다. 가장 많이 들은 거절 이유 3가지를 공개합니다.
1위: "그래서 뭐가 새로운 건데요?"
대부분의 보도자료는 제품 설명서입니다. 기능을 나열하지 말고, '이전에 없던 것'을 명확히 하세요.
2위: "이거 광고 아니에요?"
자화자찬만 가득하면 기사가 아니라 광고입니다. 객관적 데이터, 제3자 인증, 비교 우위를 제시하세요.
3위: "이 회사, 믿을 만한가요?"
생소한 스타트업은 신뢰가 없습니다. 대표 프로필(전직), 투자사, 자문단, 파트너사 등 신뢰 신호를 반드시 넣으세요.
당장 적용하는 '뉴스 밸류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보도자료를 쓰기 전, 이 5가지 질문에 먼저 답하세요.
독자 관점: 이 소식이 우리 고객(또는 잠재 고객)에게 어떤 도움이 되나?
차별성: 경쟁사 대비 명확히 다른 점이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가?
검증 가능성: 주장을 뒷받침하는 숫자, 데이터, 사례가 있는가?
시의성: 지금 이 시점에 이 소식을 내는 이유가 명확한가?
신뢰성: 우리 회사를 모르는 사람도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가?
5개 중 3개 이상 'Yes'가 나와야 보도자료 작성을 시작하세요.
마무리: 홍보는 '타이밍'이 아니라 '준비'입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일단 보도자료나 보내볼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준비 없는 홍보는 오히려 브랜드를 망칩니다. 기자에게 한 번 스팸으로 찍히면, 나중에 정말 좋은 소식이 있어도 메일이 열리지 않습니다.
다음 회차 예고: 뉴스 밸류를 찾았다면, 그걸 어떻게 보도자료 제목과 리드 문장으로 만드는지 '제목 작성 공식 7가지'를 공개합니다. 실제 기사화율 80% vs 20% 제목을 비교 분석하며, 클릭을 부르는 제목의 비밀을 알려드릴게요.
#보도자료작성법 #스타트업홍보 #뉴스밸류 #PR전략 #언론홍보 #기사화성공 #홍보마케팅 #미디어릴레이션 #브랜드PR #스타트업마케팅